간암
간암은 간에서 일차적으로 발생한 악성 종양을 의미합니다. 간은 장으로부터 혈류가 모이는 부위이므로 위와 장 등 다른 기관에서 생긴 암들이 간으로 전이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는 엄밀한 의미의 간암이 아닙니다.
병리학적(조직적)으로 원발성 간암에는 간세포암종과 담관상피암종, 간모세포종, 혈관육종 등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이중 간세포암종과 담관상피암종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간암종류
병리학적으로 원발성 간암에는 간세포암종, 담관상피암종, 간모세포종, 혈관육종 등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크게는 간세포에서 기원한 간세포암종과 담관세포에서 기원한 담관세포암종으로 나뉩니다.
간세포암종은 우리나라 원발성 간암의 약 74.5%를 차지하고, 그다음이 담관세포암종이며, 그 외의 암종은 드뭅니다.
간암 발생율
2022년에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2020년에 우리나라에서는 247,952건의 암이 새로이 발생했는데, 그 중 간암(C22)은 남녀를 합쳐서 15,152건, 전체 암 발생의 6.1%로 7위를 차지했습니다. 인구 10만 명당 조발생률(해당 관찰 기간 중 대상 인구 집단에서 새롭게 발생한 환자 수. 조사망률도 산출 기준이 동일)은 29.5건입니다.
남녀의 성비는 2.8 : 1로 남자에게 더 많이 발생했습니다. 발생 건수는 남자가 11,150건으로 남성의 암 가운데 5위를 차지했고, 여자는 4,002건으로 여성의 암 중 7위였습니다. 남녀를 합쳐서 연령대별로 보면 60대가 28.5%로 가장 많았고, 70대가 25.4%, 50대가 22.7%의 순이었습니다.
간암 증상
간은 '침묵의 장기'로 불립니다. 이는 간암의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되어서, 증상이 초기엔 거의 없다가 서서히 나타납니다. 따라서 증상이 뚜렷해졌을 때는 이미 진행된 단계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 오른쪽 윗배에 통증이 있거나 덩어리가 만져짐
■ 복부 팽만감
■ 체중 감소
■ 심한 피로감
■ 소화불량
■ 간경변증 환자에게 간암이 발생하면 갑자기 황달이나 복수가 심해진다.
간암 치료방법
간암 치료에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간암 환자 중 다수가 만성 간염이나 간경변증을 지녔고, 따라서 간의 기능이 저하돼 있어서 암 치료에 걸림돌이 된다는 사실입니다. 간을 이식하지 않는 한 간염이나 간경변증은 계속 남아서 치료 후에도 간암의 재발을 초래하곤 합니다.
근치적 치료
간절제술
간절제술은 완치를 목표로 할 때 근간이 되는 치료법입니다. 종양의 절제가 가능하면서 간경변증이 없거나 그 정도가 심하지 않아 간 기능이 충분하다고 판단될 때 이 방법을 우선적으로 고려합니다.
최근 수술 전 검사 기술과 수술 기법이 발전하고 수술 후의 환자 관리 방법이 개선된 결과, 국내의 전문기관에서 간절제술을 받을 경우 사망률이 1~3% 이하로 낮아졌고, 5년 생존율은 50% 이상으로 높아졌습니다. 간절제술은 일반적으로 크기가 작은 한두 개 종양에서 시행될 때 예후가 가장 좋습니다. 하지만 종양이 더 크고 다발성이거나 고령인 환자들의 일부에서도 좋은 예후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절제술 시행 후 5년 동안 추적관찰을 해보면 수술 환자의 약 70%에서 재발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의 대부분은 간에서 재발하는데, 그 이유는 앞서 말한 대로 간암의 원인이 되는 간염이나 간경변증이 계속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재발을 조기에 발견하여 다시 효과적인 치료를 받으려면 수술 후에도 일정한 간격으로 영상검사 및 종양표지자 검사를 계속 받아야 합니다.

간이식
간 이식은 간암을 없앨 뿐 아니라 그 암이 생기도록 한 병든 간 자체를 아예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치료법입니다. 최근, 다른 곳에 전이가 되지 않은 초기 간암 환자에게 간 이식을 하면 좋은 결과를 얻는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면서 이식은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간은 전부 떼어내고 새로운 간을 이식해도 다시 간염에 감염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식 후에도 간암이 재발할 수 있습니다. 앞서 설명한 초기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5년 안에 일어날 가능성이 10~20% 정도이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50% 이상에서 일어납니다. 대개 2년 이내에 발생하고, 일부는 3년 이후에도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간 이외의 부위, 특히 폐나 뼈 등에서 재발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과거에는 혈액형(ABO)이 수혜자와 동일하거나 그에게 수혈이 가능한 형이어야 했지만, 최근에는 혈액형이 맞지 않아도 안전하게 생체 간이식을 할 수 있는 방법들이 개발되어 혈액형 부적합 간이식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수혜자에게 간 외의 다른 부위에 암이 있든지 감염이나 패혈증, 심한 심장질환 또는 폐 질환, 알코올 중독 따위가 있을 때는 이식을 할 수 없습니다.
국소 치료술 : 고주파 열치료술과 에탄올 주입술
국소 치료술로는 초음파 등의 영상검사로 종양의 위치를 파악한 후 전류가 흐르는 바늘을 찔러 넣고 열을 가해 종양을 괴사시키는 고주파 열치료술과, 전류 대신 에탄올을 넣어 치료하는 경피적 에탄올 주입술이 있습니다.
이러한 요법들은 종양이 하나만 있고 5cm 이하이거나, 3개 이하이면서 모두 3cm 이하일 경우에 주로 시행됩니다. 작은 간암의 치료에서는 수술에 필적하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어서 널리 쓰입니다.
비근치적 치료
경동맥화학색전술
현재 간암으로 진단되는 환자들 중 대략 절반 정도는 수술이나 국소 치료술이 우선적으로 고려될 수 없는 여러 개의 종양, 혹은 혈관을 침범한 진행된 종양을 갖고 있거나, 간 기능이 매우 저하되어 있습니다. 이때 가장 흔히 사용되는 치료법이 경동맥화학색전술입니다.
이는 간암의 종괴(덩이)는 혈관이 잘 발달한 경우가 많다는 점을 이용하는 것으로, 종괴에 혈액을 공급하는 동맥을 찾아서 항암제에다 요오드 성분의 물질인 리피오돌(lipiodol, 지용성 조영제)을 혼합하여 주입하고는 그 혈관을 ‘색전물질’로 막아 버리는 방법입니다(‘색전’은 닫아서 막는다는 뜻입니다).
색전술은 항암제의 암세포 파괴와 종양에 대한 혈액 공급 차단이라는 2중의 효과를 노리는 치료법입니다. 종양이 크면 색전술로 완전히 괴사시키기가 어렵기 때문에 이를 근치적 치료법으로 분류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수술로 절제할 수 없는 간암에서 생존율을 향상시키는 효과는 입증된 표준 치료법입니다.
근치적 치료가 아닌 만큼 한 번 시행하고 끝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대개는 경과를 추적하면서 치료가 미흡했을 때나 간의 다른 부위에 암이 재발했을 때 색전술을 반복하게 되는데, 치료 횟수와 간격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릅니다. 색전술을 이미 시행한 경우라 해도 필요와 여건에 따라 수술이나 고주파 열치료,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 등 다른 치료를 병행할 수 있습니다.
방사선 치료
간암에 대한 방사선치료는 종양의 절제가 불가능하고 국소 치료술이나 경동맥화학색전술 등으로 효과를 보기도 어려운 환자에게 적용됩니다.
종양의 부피가 전체 간 부피의 3분의 1 이하가 되어야 부작용의 위험이 충분히 낮아서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습니다.
간 문맥에 종양이 침범한 경우에도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습니다.
방사선치료는 색전술을 포함한 각종 비수술적 치료 후 암이 재발했을 때, 종양이 담도를 막아 황달을 일으킬 때, 또는 종양으로 인한 동정맥의 단락이 심하여 색전술이 어려운 때 등에도 이용됩니다.
또한, 뼈나 임파선, 폐 등에 전이된 병변에도 방사선 치료를 시행하여 암에 의한 통증을 줄이는 등 증상의 완화에도 효과적입니다.
최근 방사선치료의 일종으로 양성자치료가 시도되고 있는데, 종양에만 방사선을 집중 조사하는 것이 가능하여 기존의 방사선치료에 비하여 정상 조직에서의 부작용 발생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항암화학요법
림프절 전이, 폐나 뼈 등 다른 부위로의 전이가 있거나, 여러 치료법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암이 계속 진행하는 경우에는 항암화학요법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그간 써온 다양한 항암제들은 모두 세포 독성이 있는 약물들로, 효과가 보고된 사례도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볼 때 치료 반응이 충분치 못합니다. 간암에서는 표준 치료로 인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개발된 먹는 표적치료제 소라페닙(sorafenib, 상품명 넥사바)은 대규모 연구에서 생존 연장 효과가 입증되었습니다. 다만, 이것 역시 진행된 간암에서 사용되는 만큼 치료 효과가 충분히 만족스럽지는 않고, 그에 더해 환자의 상당수가 설사, 피로, 피부 문제 발생 같은 부작용을 호소합니다.
간암 재발 및 전이
간암 자체는 초기에 치료하면 완치 등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간암 환자 대부분이 지니고 있으며 암 발생의 원인이 된 만성 B형이나 C형 간염, 간경변증 등의 질환은 여전히 남게 되고, 이들 때문에 나빠진 간 기능은 회복되기가 어렵기 때문에 최선의 치료를 하더라도 암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간암은 폐나 뼈로 전이가 많이 되므로 정기적인 점검이 필요합니다. 재발이나 전이가 되더라도 치료 방법을 잘 선택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어떤 경우에도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가짐을 지녀야 합니다.
간암 생존율
대부분의 간암은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되는데다 간경변증 등을 동반한 경우가 많아서, 수술이나 간 이식과 같이 완치를 바라볼 수 있는 치료는 대략 30% 전후의 환자에게만 시행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 때문에 오랫동안 간암은 예후가 매우 불량한 암으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우리나라 간암의 가장 흔한 원인인 만성 B형 간염에 대한 효과적 치료제들이 널리 사용되고, 영상의학의 발전과 암 조기 검진 확대 실시가 맞물리면서 간암이 초기에 진단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간 절제와 이식 기법의 고도화, 경동맥화학색전술과 고주파 열치료 등 국소 치료법의 발달, 새로운 방사선치료법과 표적치료제의 개발 등이 가세함으로써 간암의 치료는 말 그대로 비약적인 발전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른 암종보다 전반적인 생존율이 아직 낮은 편이긴 하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현저히 향상되어, 5년 상대생존율이 1993-1995년에는 11.8%에서 2016-2020년에는 38.7%로 올랐습니다. 서구의 해당 수치가 15% 전후임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간암 치료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수준이라 하겠습니다.
간암 원인 (위험요인)
2014년 대한간암학회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간암 환자의 72%가 B형 간염바이러스(HBV, hepatitis B virus), 12%가 C형 간염바이러스(HCV, hepatitis C virus)의 영향을 받았으며, 9%가 알코올, 4%가 기타 원인과 연관이 있었습니다. B형 간염바이러스 만성 보유자는 대부분이 그 바이러스를 지닌 어머니에게서 출생 시에 감염되며, 그들의 반수 이상이 만성 간염이나 흔히 간경화라고 부르는 간경변증으로 진행합니다. 해마다 간경변증 환자의 1~5%에서 간암이 발생합니다. 간암은 간경변증이 심할수록, 연령이 높을수록 잘 발생하며, 남자에게 더 흔합니다.

B형 간염바이러스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간암 환자의 75% 가량이 B형 간염바이러스(HBV, hepatitis B virus) 보유자입니다. 이들 중 연령이 높거나 간경변증이 있는 사람에게 간암이 더 잘 생기며, C형 간염바이러스(HCV) 중복 감염과 과도한 음주도 간암의 위험을 높입니다. 성별로는 남자가 더 위험합니다.
우리나라 성인 중 B형 간염바이러스 보유자가 과거의 10%에서 3% 이내로 줄었고, 10세 이하의 연령층에서는 1% 미만으로 나타난 만큼, 향후 B형 간염바이러스에 의한 간암의 발생은 점차 감소할 것으로 보입니다.
C형 간염바이러스
전체 간암 환자의 10%가량이 C형 간염바이러스와 연관하여 발생합니다. 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지만, 최근 효과적인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들이 개발되고 있어 적절한 치료와 더불어 추적관찰이 필요합니다.
만성 간질환
알코올성 간염과 간경변증은 간암의 강력한 유발 요인입니다. 특히 간경변증은 그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간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간염바이러스와 무관한 경우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간경변증 환자는 간암의 고위험군이며, 철저한 추적관찰이 필요합니다.
아플라톡신 B1
부패된 땅콩이나 옥수수 등에 생기는 아스페루길루스(Aspergillus)라는 곰팡이에서 생성되는 아플라톡신 B1이라는 발암물질을 섭취할 경우에 간암에 걸릴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이 곰팡이가 거의 없습니다.
알코올
음주는 간암의 주된 요인 중 하나입니다. 국제암연구소에서는 알코올을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과도한 알코올 섭취는 간경화를 유발하고, 이는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음주자가 흡연도 하는 경우엔 암 발생 위험이 더욱 커집니다. 알코올은 특히 C형 간염바이러스(HCV) 감염자에서 간암 발생률을 높이며, B형 간염바이러스(HBV) 보유자에서도 간암 발생을 앞당깁니다.
흡연
흡연은 간암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담배 연기가 폐로 흡수되면서 각종 유해물질이 간을 포함한 전신으로 퍼져 물질대사에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국제암연구기관에서는 술과 함께 흡연도 간암의 1급 발암원으로 분류합니다. 흡연자가 음주도 하면 간암 발생 위험이 더욱 증가합니다.
비만
비만에도 주의해야 합니다. 과체중이나 비만이 간암을 유발할 수 있는 것은 비만과 관련된 인슐린 저항 상태가 발암 과정을 촉진하기 때문으로 설명되고 있으며, 특히 특발성 간경변증이나 만성 감염 같은 전구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과체중과 비만으로 인한 간암 발생 위험도가 더욱 높아진다고 알려졌습니다. 비만인 사람의 간암 발생 위험도는 정상 체중일 경우의 약 2배에 달합니다.
(출처 국가암정보센터 암정보)